푸름아 2020. 1. 13. 14:55



설날

음력 1월 1일은 설날입니다. 이 말의 말밑(어원)을 살펴보면 '설다, 낯설다'의 '설'에서 그 유래를 찾는 사람들이 있는데 처음 가보는 곳은 낯선 곳이고 처음 만나는 사람은 낯선 사람인 것처럼 설 역시 처음 맞이하는 '낯설은 날'로 생각한 까닭에서 비롯한다는 설이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서럽다'는 뜻의 '섧다'에서 왔다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한 해가 지남으로써 점차 늙어가는 처지를 서글퍼하는 말이지요.



또 다른 유래는 '삼가다'라는 뜻을 지닌 '사리다'의 '살'에서 비롯했다는 설도 있습니다. 각종 세시풍속 책에는 설을 신일(愼日)이라 하여 '삼가고 조심하는 날'로 표현했습니다. 몸과 마음을 바짝 죄어 조심하고 가다듬어 새해를 시작하라는 뜻으로 보는 것이지요.


설날에는 정성껏 준비한 제수를 차려놓고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고 웃어른들께 세배를 하며 떡국을 먹는 것은 어느 집이나 하는 통속입니다. 또 설날 재미난 세시풍속으로는 '양괭이 쫓기'라는 것이 있습니다. 양괭이 또는 야광귀(夜光鬼)라는 귀신은 설날 밤, 사람들이 사는 집에 내려와 아이들의 신을 두루 신어보고 발에 맞으면 신고 가버립니다. 그러면 그해 그 신의 주인에게는 불길한 일이 일어난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이 귀신이 무서워 모두 신을 감추거나 뒤집어놓은 다음 잠을 잤지요. 그리고 채를 마루 벽에 걸거나 장대에 걸어 뜰에 두었습니다. 그러면 양괭이가 와서 수없이 구멍이 나 있는 신기한 물건이 있는 것을 보고 그 구멍을 세느라고 아이들의 신을 훔칠 생각을 잊고 있다가 닭이 울면 도망간다는 이야기입니다.

또한 세주불온, 문안비, 청참, 오행점, 원일소발 따위의 재미있는 세시풍속도 있습니다만 모두 잊히고 말았습니다. 다만 섣달 그믐날 밤에 잠을 자면 눈썹이 희어진다며 밤을 새던 일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을 겁니다. 이것을 해지킴이, 곧 수세(守歲)라고 했지요.